미국 제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린컨(Abraham Lincoln)이 남북전쟁 당시(Nov. 19, 1863) 게티스버그(Gettysburg, Pennsylvania) 국립묘지에서 행한 그 유명한 연설 “정부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해”(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는 지금도 문명국에서 회자(膾炙)되는 민주주의 좌우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이 권력을 향한 국민의 열망이 선거 때만 되면 음습한 계략과 거짓이 난무하는 인간의 추한 모습만 연출하는 한 마당이 되니 탈이다.

이조(李朝)시대 정권은 자신들의 고민과 철학 보다 명나라의 눈치만 보는 사대주의(事大主義)에 빠졌던, 유학(儒學)이 유일한 사회적 이상(理想)이 된, 실리(實利)보다 명분(名分)과 형식(形式)이 중요한, 시비곡직(是非曲直)에 매몰된 시민사회였다. 그 대표적인사건들이 4대 사화(士禍, 선비의 난, 무오사화-1493, 연산군 4년, 갑자사화-1504, 연산군 10년, 기묘사화-1519, 중종 14 년, 을사사화-1545, 명종 즉위년)와 예송논쟁(禮訟論爭, 1674년의 喪服과喪禮 期間의 異見)이였다. 그리고 많은 인재들과 석학들이 반역에내몰려 본인은 물론 친인척, 사돈의 팔촌까지 혹독한 고문과 귀양살이로 고생했고 심지여 사약(賜藥)까지 받아야 했다.

오죽 했으면 머리에 먹물 드는 노릇(공부하는 것)을 기피하는 사회 풍조까지 생겨나 산중 은거(隱居)를 선호하는 지경이 되었고,기회를 얻어 정권 잡으면 정적 제거와 보복에 영일이 없었다.

임진왜란(壬辰倭亂 1592~1598)이 터지기 전, 일본의 동향을 살피고 돌아온 사신들은 각기 상반된 보고서를 내면서 국민의 안위보다 정파의 유 불리를 챙겼던 당대의 역적이 되었다. 이순신 장군의 해전(海戰)을 보면서도 그 평가는 정파에 따라 갈렸다. 중신들의 편 가르기가 극에 달했다.

지금의 한국 정치인들도 한반도 통일과 민생이라는 시대적 사명보다는, 상대방 넘어트려 정권 차지에만 골몰한다. 상대 흠집내기,망신주기, 왕따 놓기 하며 이도 아니면 청부살인도 서슴지 않을 섬뜩한 자세다. 이조 시대 사극에서나 보던 끔찍한 장면이 모두의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의미한 제로썸(Zero-sum, all or nothing) 사회를 배격하는 일은 정치인의 또 다른 몫이다. 아니면 정계에서 물러나라. 그것이 양심 있는 행동이다. 정치인에 철 밥통이란 없다.

4~5년마다 닥치는 선거 철만 되면 이웃간에 반목하고, 국론 분열이 생겨 몸살을 앓는, 삭막하고 원수 되는 악순환으로 고통받는다.선거의 끝은 멋진 축제의 한 마당이 되고 그래서 선거가 거듭될 수록 시민사회가 성숙하게 화합으로 나갈 수는 없는 것일 가.

역사를 보아도 분열 뒤에는 나라가 대 사변에 휘말렸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전봉준의 난이 그랬고 특히 역사 이래 최대의 피해를 안겨준 6.25가 그랬다. 이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생명과 재산을 잃었는 가? 남북이 갈리고, 동서가 갈리고, 그 사이 좋던 이웃과 친구가 마음을 닫고, 심지어 가족들이 갈라서며 얼굴을 붉힌다. 이게 될 법한 일인 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 훈련없이 벌어지는 이 삭막한 선거철의 불협화 난국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이 씻지못할 간악한 죄들을 뒷날 무엇으로 감당할 것인 가. 사랑을 외치는 종교 지도자는 많아도 치유의 명약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마치 홍수날에 마실 물 없음과도 같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흔쾌히 받아드리는(Agree to disagree)포용(包容)의 훈련이 너무 부족하다. 나는 되 묻는다. 마음의 준비 없으면 민주주의는 한낱 녹목구어(綠木求魚) 격이며 가당 치도 않는 일이다. 스스로를 반 민주주의자로 몰아넣는 어리석음에 머물지 말자. 정말 쓰레기 통에서 장미 꽃을 바라는 헛수고 더 이상 하지 말자. 선거의 뒤 끝을 보다 아름답게 마무리할 능력 우리에게도 있다. 더 이상 악화가 양화를 몰아 내도록 (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 by Thomas Gresham) 방치하지 말자.  

선거철 마다 분열과 반목만을 계속되면 밀려드는 사회적 피로감(疲勞感)과 사회적 대가(代價)는 민주주의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모순은 보완이 필요하다.  

여기 미국 제도가 완전하진 않겠지만 참고가 될 듯하다. 미국에선 시의원은 당적(党籍)이 없다. 주(State)와 연방(Federal) 선출직의 경우 당 공천이 (미국엔 중앙당도 공천도 없고 오직 원내 총무라는 사령탑만 있다) 아닌 예비선거(Primary)로 입후보자를 필터링(Filtering)하며 난입을 막는다.

미국에서는 또 오늘 한국에서 흔히 보는 위험의 외주화(外注化)같은 꼼수가 없다. 사고가 나면 하도급자가 아닌 최초 발주자가 무한책임 지듯이, 후보를 낸 정당이 무한책임을 지며 일정도를 넘는 불법이 드러날 경우에는 공천을 준 정당까지 퇴출(退出) 시키거나 정부의 보조금 삭감으로 관리하는 제도에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정화(淨化)하는 제도도입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