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BC
25일(금) 휴스턴을 찾은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은 “앞으로 11일 후 모든 여성이 자신의 신체와 재생산 자유(reproductive freedom, 임신, 출산, 낙태 등의 결정에서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유를 가지는 권리를 의미할 때 사용)를 결정할 수 있는 미래를 포함해 미국의 미래를 결정한 선거를 맞이하게 된다”면서 “우리의 신체에 대한 결정은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전역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는 텍사스를 선택한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젊은 여성들을 포함한 지지자들을 결집했다. 유세 초반 시위대에 방해가 잠시 있었지만 해리스는 그마저도 ‘미국의 자유’라며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 몸에 대한 결정권은 우리에게 있다”면서 “텍사스는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적용하고 있다. 근친상간, 강간이라해도 예외가 없다. 정부는 우리의 몸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많은 여성들이 고통속에서 사망하거나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잃는 등 고통속에 있지만 트럼프는 로대웨이드 판결이 재임기간 중 가장 잘한일이라고 자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낙태문제는 텍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텍사스에서 발생하는 일이 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이고 결국 미국 전역에 걸쳐 여성의 건강권은 잃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자유가 결코 쉽게 얻어진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나라가 발전해온 어느 순간도 투쟁 없이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라고 이어간 뒤 성경을 인용해 “밤새 울음이 계속될지라도, 아침에 기쁨이 온다”라고 말했다.
텍사스 집중유세 초반 헐리웃 스타인 제시카 알바의 지지연설을 시작으로 응급상황에 처했지만 낙태를 하지 못해 중환자실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사례자들이 낙태금지로 인한 폐해를 알렸다.
또한 산부인과 의사 50여명이 단상에 올랐다. 타드 아이비 박사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에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산부인과 환자들이 비극적인 임신상태에 내몰려도 자신의 건강을 선택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의사는 환자들이 필요한 것을 치료해야 하지만 돕지 못하고 있다. 응급상황에 처해도 마찬가지다. 텍사스는 지금 의료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이를 반드시 멈춰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텍사스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아멘다 로제스키 씨 역시 연단에 올랐다. 임신 18주에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면서 응급상황에 처했지만 수술을 받지 못해 폐혈증으로 진행, 중환자실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남성들에게는 아내의 문제이자 부모들에게는 딸들의 문제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의 텍사스 유세는 예상대로 낙태문제에 집중했다. 30대 미만 젊은 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유세현장에서 “올해 처음 투표하는 사람 손들어보라”며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유세의 또다른 관심사는 바로 비욘세의 지지연설이었다.
세계적인 팝스타인 비욘세는 휴스턴 출신이다. 연단에서 비욘세는 “가수나 정치인이 아닌 엄마로서 이자리에 섰다. 우리의 딸들이 자랄 미래를 생각해보라”며 “여성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당신의 목소리와 힘을 보여달라.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노래를 불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