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남의 수요칼럼] 미국내 한.흑 사회 간의 협동

많은 동포들이 인생 도약의 꿈을 안고 미국에 살지만 언어와 습관 등의 장벽에 막히기 일수이며, 특히 뿌리깊은 미국내 인종갈등 문제는 한인 동포들의 깊은 고민이 되고 있다. 악몽중의 악몽이라 할 1992년 4.29L.A. 폭동에서 보듯 한흑(韓黑)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休火山) 같아 항상 특단(特段)의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흑인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에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댈러스 에서도 2011년 말경 남부 흑인지역에서 Shamrock 주유소를 운영하던 토미 박(미군 제대군인)은 연일 이어지는 흑인들의 팻말 시위(“한국으로 가라” “가계 문 닫아라”)로 힘든 날을 보냈다. 주인이 흑인에게 욕(N words)하며 개스도 비싸게 팔았다는 것이다. 당시 댈러스 경찰국은 물론 한인회와 상공회, DC의 법무부 인권 담당관과 휴스턴 한국 영사도 문제 수습에 나섰다. 물론 미국내 중요 언론들도 취재경쟁에 나섰다.시위의 배후에는 흑인계 이스람 단체(Nation of Islam) 가 있었다.

미국에는 1776년 독립선언을 하기 훨씬 전부터 많은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노예무역상을 통해 미국 남부의광대한 목화밭과 담배재배, 사탕 수수밭을 개간 운영하던 백인 농장에서 농노(農奴)로 지냈으며, 미국은 노예제도(奴隸制度, Slavery)을 놓고는 남북전쟁 (American Civil War, 1861-1868))까지 벌렸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 (Abraham Lincoln, 1860년 취임)의 전쟁 승리로 노예제도는 폐지 (the Emancipation Proclamation)되었지만 그렇다고 흑인들의 생활이 즉각 개선되지는 않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의 노예무역상인들은 아프리카에서 동물 포획하듯 흑인들을 잡아 유럽과 미국, 아이티, 브라질 등지에 팔아 넘겼다. 통계에 따르면 1519-1860에만 1,100만명이 잡혔고 그 중 950만명이 아메리카 대륙에 왔다. (15%는 중도 사망) 그들의 생활상은 영화 “뿌리(Roots)”에서도 부분 묘사되어 있다.

미국내 흑인들이 받았던 비인간적인 처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개선되었다. 여기에는 특히 1909년 뉴욕의 저명한 백인 인권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결성된 유색인종 지위향상 전국위원회(the 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의 활동과 몽고메리 (Montgomery, Alabama)의 한흑인 봉제사였던 로사 팍스(Rosa Parks, 당시 42세)의 저항운동과 1년도 넘은 버스탑승거부(Buses Boycott, 1955) 운동의 승소(勝訴), 마틴 루터 킹 목사(Rev. Martin Luther, Jr.)의 지도력이 크게 작용했으며 끝내는 미국의 지성을 깨워 역사적인 민권승리를 이루었고 그는 노벨 평화상 (1964)까지 받게 된다.

미국 35대 대통령인 죤 F. 케네디(John F. Kennedy)의 암살(1963)로 대통령직에 오른 린든 B. 죤슨(Lyndon B. Johnson)은 흑인들을 위한 각종 법률제정을 통해 린컨 대통령이래 가장 많은 흑인 인권 신장에 기여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흑인이 빠진 체육계, 연예계, 정치계, 의회와 법율계 등의 논의는 불가능하다. 골프의 Tiger Woods, 연예계의 Louis Armstrong, Michael Jackson과 44대(2008) 대통령을 지낸 Barak Obama와 Thurgood Marshall(1967)과 Clarence Thomas(1991) 연방 대법관과 Colin Powell 합참의장, 국무장관,233년 역사상 처음 있을 훅인 여성 연방 대법관 예정자 Ketanji Brown Jackson, 현직 부통령 Kamala Harris 등 이름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흑인들의 미국 정착은 고난의 행군 자체였다. NAACP가 탄생하기 전, 백인우월주의자 집단인 KKK (Ku Klux Klan, American Hate Group)회원들은 흑인을 생매장(生埋葬), 화형(火刑) 등 린치(Lynch)로 흑인죽이기를 조금도 서슴지 않았다.

아프리카는 지금도 야생이 활개치는 땅이다. 흑인들은 도덕군자(道德君子)를 지향했던 아시아권이나, 사람을 팔고사는 지배문화(支配文化)에 젖은 유럽과는 다른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박대(薄待)에 익숙했던 이들이 유럽과 아시아에 눈을 뜬 계기는 태평양 전쟁과 한국전, 월남전, 중동전 등이 였다. 흑인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세상을 향해 스스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생사를 넘나들며 백인과 찐한 전우애를 나누면서 다.

흑인들의 사회생활이 생산적으로 바뀌면서 미국내 사회 기여도(寄與度)가 높아졌다. 풍부한 언어(言語) 구사력, 인고(忍苦)에서 나온 인간성과 친화력, 소비(消費) 경제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요소들이 결국은 흑인들의 정치력을 키웠다. 이는 일천한 이민경력의 한인들이 갖지 못한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