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 끝에 위치한 엘파소에서 한국전쟁 기념관 및 한국전통문화를 매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엘파소 역사박물관은 지난 27일(토) 한국전 참전사 개관식을 통해 엘파소 출신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의 유품 및 사진을 전시하고 전쟁의 시작과 끝을 기록, 한국전쟁을 기억하기로 했다.
내년 7월 26일까지 1년 동안 상설 전시되는 한국전쟁관 개관식에는 주휴스턴총영사관 정영호 총영사를 비롯해 엘파소 한인회(회장 미셀 안) 관계자 및 한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엘파소에 돌아와 가정을 일구며 살아왔지만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넘기지 못했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리처드 마티나스 씨는 “아버지의 한국전쟁 참전당시 사진이 전시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평생을 그리워했던 어린 고아소년에 대해 말씀하시고는 했다. 추위와 배고픔에 떨며 부대 주변을 배회하는 고아 소년의 성은 김씨였다. 아버지는 생전에 그 소년을 그리워했고 지금은 노령의 나이가 됐을 그를 찾고 싶어했다”고 회상했다.
마티나스 씨는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고 엘파소와 한인 커뮤니티가 아버지처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참전용사를 기리고 한국전쟁이 잊혀지지 않게 노력해주고 있는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전 개관까지는 엘파소 한인사회의 노력이 컸다. 잊혀진 전쟁이 아닌 승리의 전쟁으로 기억되고 후손들에게 참전용사의 희생정신을 남기기 위한 역사박물관 한국전쟁 전시를 위해 박경덕 전 한인회장, 박형래 교수 등 한인사회 리더들이 힘을 모았다.
엘파소 한인사회는 엘파소 54번 고속도로에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도로를 세우기 위해 오랜시간 노력, 지난해부터 엘파소-멕시코 국경과 인접한 고속도로는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곳으로 남게 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회 챕터 249 길버트 웨인 회장은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는 엘파소 한인사회에 매우 감사하다”며 “우리 챕터를 향한 한인사회의 마음이 닿고 있다. 우리를 잊지 않으려는 그들의 마음에 늘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인 회장은 엘파소에 한국전쟁 참전사가 개관한 것에 대해 “잊혀진 전쟁이 아닌 승리의 기억이다. 전우들의 희생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전 참전사 전시장에는 여군참전용사의 기록도 담겨있다. 엘파소 역사박물관은 간호장교들의 희생도 함께 다룬 점과 한국전통의복과 장신구, 전통 반다지, 부채 등이 전시된 점이 다른 참전사 전시장과 차별점이다.
박물관 관람온 한 관광객은 한국전 참전사 전시장을 둘러 본 후 “규모는 작지만 엘파소 도시자체에서 한국전쟁을 기억하려고 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역사 박물관이라서 가족들과 방문했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현장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