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BBC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철강 25%, 알루미늄 15% 관세를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한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면제 조항은 폐지되며, 관세는 3월 12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가 미국 철강·알루미늄 산업 보호와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며,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은 외국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철강관세 부과는 한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철강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캐나다이며 그뒤를 브라질과 멕시코가 잇는다. 미국에 4번째로 많은 양의 철강을 수출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따라서 이번 철강 25% 관세 부과는 상위 수출국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유럽연합과 캐나다 등 주요 교역국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불공정한 관세는 강력하고 비례적인 보복 조치를 초래할 것”이라며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도 “캐나다 노동자와 기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보복관세를 피하길 원하지만, 필요하면 즉각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철강업계 로비 단체들도 관세 부과에 대해 “캐나다 정부는 즉각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캐나다 집권 자유당의 코디 블루아(Kody Blois)의원은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축소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미국내 철강업계의 주가는 상승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eveland-Cliffs) 주가 20% 급등했으며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협상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2018년과 같은 전략으로 일부 국가들과 다시 예외조항을 협상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지난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었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25%) 및 알루미늄(15%) 관세를 부과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등과 협상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면세에 합의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다. 2018년과 유사한 협상전략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교 더글라스 어원 경제학 교수는 “2018년과 같은 전략의 반복으로 보이나 이번 조치가 협상카드인지 아니면 단순한 보호무역 강화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협상전술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결국 소비자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과 알루미늄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건설, 자동차, 식품 포장업계 등은 원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Heritage Foundation의 수석 연구원 스티븐 무어(Stephen Moore) 박사는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무역에 대해 매우 단호하지만, 이번 조치는 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는 중국, 러시아 등 국가들이 제3국을 경유해 저가 철강을 우회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내 철강이 반드시 ‘용해 및 주조(melted and poured)’, 알루미늄이 ‘제련 및 주조(smelted and cast)’되어야 한다” 는 새로운 표준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 경제학자들과 산업계에서는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 이라며 “트럼프의 ‘미국 산업 보호’가 일부 업계를 돕지만, 전체 경제에는 부담” 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