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텍사스N] 한국과 쿠바 수교후 처음 열리는 광복절 행사에서 중미카리브협의회 자문위원들과 휴스턴 한인단체 대표자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한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던 쿠바와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0일(토) 쿠바 수도 아바나(Habana)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미카리브협의회(회장 박래곤)의 광복절 79주년 경축행사가 열렸다.

16개국 81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는 중미카리브협의회의 쿠바 한인후손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2014년 한국문화원과 한국학교 설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미카리브협의회는 한국과 수교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쿠바의 한인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고 한인후손 뿐만 아니라 쿠바 현지인들에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쿠바 한인 이민역사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로 들어온 한인이민자 중 300여명이 1921년 3월 25일에 쿠바의 마나티(Manati) 항구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한인이민자들은 사탕수수 농장에 들어가기 위해 쿠바로 입성했지만 설탕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멕시코 에네켄 농장으로 돌아가야할 처지였다.

척박한 땅을 비옥한 영토로 만드는 실력을 갖춘 한인들은 마탄사스(Matanzas), 카르데나스(Cardenas), 아바나 (Habana) 등지에 정착하면서 대한인국민회 지방회를 설립,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했고 어려운 형편에서도 독립자금을 모아 일제치하를 벗어나기 위한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인후손들은 한인후손회를 결성해 한국을 잊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미카리브협의회의 조력이 더해지면서 한인후손들과 쿠바 현지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이 자리잡고 있다.

중미카리브협의회 박래곤 회장은  “한인들의 삶은 힘들다. 사회주의 국가로 의사이건, 정치인이건, 청소부건 공식 월급은 3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서 더 힘들다. 수교를 맺는다 해도 쿠바를 도울 수 있는 나라가 없다”면서 민간차원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멕시코 자문위원들의 쿠바행 결정이 쉬운일은 아니었다. 미국 시민권자들의 경우 현지인을 돕기 위한 단기방문이 허용되지만 다른 국가의 국적을 가진 상태에서 쿠바에 방문하면 미국 비자를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박래곤 회장은 “지난해 행사에 참석했던 자문위원들이 미국 이스타비자가 취소되는 일을 겪었다”면서 “오늘 참석한 자문위원들도 미국 비자를 먼저 발급받고 온 것”이라며 쿠바 한인후손들을 돕기 위한 방문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전했다.

박래곤 회장은 광복절 축사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가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이는 애국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로 국가를 대신해 감사와 고마움을 표현하고 함께 기뻐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 한국과 쿠바의 수교가 맺어짐에 따라 내년부터는 더욱 의미있고 알찬 행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년에도 참석해 여러분과 함께 할것”이라며 “조국의 분단이 마무리되고 남과 북이 한데 어우려져 광복절을 기념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아나바 한인후손회(회장 안토니오 김) 안나 박 총무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십만의 한국인을 기억하며 애도와 자부심을 느낀다. 한민족은 처참한 상황에서도 긍정주의와 헌신 희생을 통해 세계경제의 선두에 서게 됐다. 우리는 우리의 선조들의 자랑스럽다. 쿠바와 한국의 새로운 외교관계를 환영하며 한인후손, 쿠바인 모두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알리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N과 알칸사, 텍사스 한인단체들도 직접후원 및 방문 

중미카리브협의회와 함께 광복 79주년 기념식에는 텍사스N(대표기자 안미향)을 포함해 휴스턴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이든 리) 강문선 이사장, 휴스턴을 대표하는 전통무용단 한나래(단장 허현숙), 알칸사 한인장학재단인 원코리안재단 이창헌 이사장,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 박요한 전 회장이 직접참석했고 미주한인회 중남부연합회(회장 고경열)가 후원금을 지원했다.

전통무용단 한나래는 허현숙 단장과 오경아 단원이 화선무곡(부채산조)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한글학교 학생들에게 짧은 시간 부채춤을 지도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허현숙 단장은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인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없었지만 이또한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다음 기회에는 더 많은 시간을 갖고 한글학교 학생 및 한인 후손들에게 우리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지도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휴스턴 한인상공회의소 강문선 이사장은 “103년 이민역사를 가진 쿠바 한인후손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영광”이라면서 “거주국가는 다르지만 이민자의 한사람으로 우리글과 우리문화를 이어가려는 쿠바 한인들의 피눈물나는 노력에 감동했다. 훌륭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후손으로 이땅에 살아가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조국을 떠나 언어도 통하지 않는 국가에서 터전을 마련하고 후손들에게 한글을 잊지 않도록 교육에 힘쓰고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독립자금을 지원한 쿠바한인 1세대의 삶에 큰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고 말했다.

양국 수교 후 처음 열리는 광복절 행사에 큰 의미를 둔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 박요한 전 회장은 “역사적인 순간에 쿠바한인후손 및 한글학교 학생여러분과 함께 한 것이 큰 영광이다. 여러분의 참여덕분에 자리가 더욱 빛나고 의미있다. 이자리를 통해 우리 민족의 독립과 자유를 다시한번 되새기며 조국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께 감사하다.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된 감격의 순간이 모두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지길 바란다”는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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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