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HOU뉴스 캡쳐 (알 그린의원이 하원연설에서 트럼프의 가자지구 미국장악에 대해 민족청소를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
휴스턴 출신 하원의원 알 그린(민주당)은 수요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과 관련해 탄핵 소추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해당 영토를 소유하고 재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가자지구 주민 약 180만 명을 다른 국가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언급해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일(수) 하원 연설에서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민족 청소”라고 비판하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미국 대통령이 이런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탄핵 절차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기 위해 일어섰다”며 “나는 대통령이 저지른 사악한 범죄뿐만 아니라 제안한 악행에 대해서도 탄핵 소추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린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제출하는 네 번째 탄핵 소추안이다. 그는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두 차례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으나,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에서도 세 번째 시도는 표결 없이 보류된 바 있다.
그린 의원은 “국민이 요구하면 결국 이루어질 것”이라며 “나는 이미 이를 시도한 경험이 있고, 실제로 탄핵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다시 기반을 닦을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현장에 남아 있는 위험한 불발탄과 무기들을 제거하며, 폐허가 된 건물을 철거한 뒤 경제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무제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린 의원은 “가자지구에서의 민족 청소는 농담이 아니다”라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미국 대통령이 그런 계획을 실행할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이스라엘 총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유대인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 이런 발언을 용인하다니 말이 안 된다. 민족 청소는 인류에 대한 범죄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린 의원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말을 인용하며 “어디에서든 불의가 있으면, 그것은 모든 곳에서의 정의를 위협한다. 가자지구에서의 불의는 미국에서도 정의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로 한 차례,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또 한 차례 탄핵당한 바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p0210@gmail.com